9월 기후정의행진은

기후를 파괴하고 불평등을 강화할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맞서는 싸움이

시작되는 자리입니다.


윤석열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인 대립시기에도 여야는 ‘해상풍력특별법’, ‘국가전력망 확충특별법’ 등을 무쟁점 법안으로 제정하였고, ‘반도체 특별법’도 큰 이견없이 2026년 2월 제정되었습니다. 2019년 문재인 정부 시기 시작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은 윤석열 정부를 거쳐 이재명 정부에 이르러 16GW의 전력과 하루 100만톤 이상의 용수를 사용하는 거대 사업이 되었습니다.


급기야 이재명 정부는 삼성/SK 자본과 함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산업을 육성하는 1500조원(신규투자) 규모의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정권 출범 시기부터 강조한 인공지능-반도체 산업 육성을 통한 ‘진짜 성장’이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의 천문학적 이윤과 만나 ‘3대 메가 프로젝트’로 확장된 것입니다.


정부는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속도전/거점전/선도전’을 위해 국가 전 구성원이 단결하는 ‘총력지원체계’ 구축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는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준공을 최대 12년 앞당기는 속도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전국 곳곳으로  AI 데이터센터 등을 확대하는 거점전, 차세대 메모리 등 유망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선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총력지원체계의 핵심이 바로 전력과 용수 공급을 위한 초고압 송전망 확충, 신규핵발전 건설을 포함한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 발전원 확대입니다.


이러한 전기와 물, 토지에 대한 광범위한 수탈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 달성을 불가능하게 할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과 기후정의 원칙에 대한 완전한 폐기처분 선언입니다. 또한, 지역발전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낙관은 반도체 산업을 통해 우리가 확인하고 있는 장시간 노동, 위험의 외주화, 불안정 노동의 확산이라는 현실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전기, 물, 토지 뿐만 아니라 노동권의 파괴를 통한 노동력 착취와 수탈을 통해 작동합니다. 이미 정부여당은 ‘메가특구특별법’을 통해 각종 규제와 노동시간 제한에 대한 무력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3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피지컬 AI’는 자본에겐 새로운 시장과 함께 노동권 무력화와 노동배제적 구조조정의 기술적 도구가 될 것입니다.


‘3대 메가 프로젝트’는 기후 파괴에 그치지 않고, 향후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격차를 더욱 크게 강화할 것입니다. 반도체, 조선, 방산, 전력과 같은 일부 산업을 제외한, 국민 대다수 중소 하청 노동자, 자영업자, 농어민은 이미 반도체 경제가 강화하고 있는 고물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과 함께 우리는 이미 주식과 부동산 ‘자산 버블’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민주주의와 공공성’이라는 기본책무를 져버린 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속도전을 위한 ‘총력지원체계’를 강조하며 법과 제도를 무시하고 나서는 상황압나더. 재벌 총수를 향한 대통령의 폴더 인사와 ‘국민영웅’ 칭호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민주주의와 공공성의 파괴를 통해 기후와 환경을 파괴하고 불평등을 강화하는 국가와 자본의 메가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9월 기후정의행진은 ‘3대 메가 프로젝트’가 불러올 문제들을 폭로하며, 다양한 시민사회 운동이 기후정의 운동으로 결집해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맞선 공동 투쟁의 시작점이 되고자 합니다. 




9월 기후정의행진을 통해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맞서

평등과 존엄, 민주주의와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광범위한 대중운동을 건설하고자 합니다.


이렇듯 숱한 문제들을 불러올 과거 개발독재시기에나 가능할법한 계획임에도,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벌어들이는 수백조원의 이윤이 모든 문제를 가리고 있음.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여론은 정부의 홍보처럼 ‘대한민국 대도약’의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이 다수인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 사회가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막대한 이윤에 취해 여기에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 재투자하겠다는 정부계획에 환호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정확하고 대중적인 비판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다른 목소리’를 조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3대 메가 프로젝트’가 기후위기와 지정학적 위기, 불평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점, 한국 사회 전체가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산업에 구조적으로 종속될 뿐만 아니라, 미-중 패권 갈등의 핵심축인 AI 전략경쟁 한가운데 뛰어들게 된다는 점, 정부가 앞장서 이야기하는 ‘지역균형발전’이 오히려 지역의 자립과 지속가능성을 해치며 지역이 불평등 심화와 공공성 파괴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점,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으로의 전력, 용수, 토지 등 자원 수탈은 이미 기후위기로 생산 불안과 소득감소를 겪고 있는 농민의 삶을 더욱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거대 개발 사업은 당연하게도 광범위한 생태파괴와 생태학살로 이어진다는 점을 폭로하고 평등과 존엄, 민주주의와 기후정의 실현을 외치는 광범위한 대중운동을 건설해나가야 합니다.


기후정의 운동의 현장을 일구어온 다양한 운동의 요구들이 ‘3대 메가 프로젝트’에 의해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중장기 개발사업으로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대는 확고한 ‘핵발전 확대 정책’으로 이어졌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의 경로로서 공공재생에너지는 이윤을 위한 에너지 수요폭발 속에서 ‘에너지 전환’이 아닌 ‘팽창’의 수단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맞닥뜨렸습니다. 가덕도 새만금 등 거대 개발사업에 맞서온 싸움들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전국토가 강력한 개발지가 된 상황인 것입니다. 이제 기후정의운동은 ‘3대 메가 프로젝트’라는 AI 반도체 산업의 무분별한 확장에 함께 맞서야 하는 정세를 맞이하게 됩니다.


발전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번 행진을 계기로 자본의 이윤이 아닌 ‘에너지 공공성’에 입각한 공공재생에너지의 확대와 정의로운 전환으로,


가덕도와 새만금 신공항 개발에 맞서온 싸움들은 기후를 파괴하는 ‘메가 개발 폭주’ 대한 반대투쟁과 함께 확대되는 계기로,


반도체 산업과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신규핵발전소와 초고압 송전탑 저지에 맞서온 운동은 핵발전소 예정지역이나 송전탑 경과지역 주민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싸움이라는 것을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맞선 기후정의행진 속에서 확인하는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